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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모리아 후기 그녀가 깨달은 이것

영화 메모리아 후기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2022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위라세타쿤 감독의 영화입니다. 수면과 관련된 영화로 특이하게도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러닝타임은 135분 정도이며 상영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설국열차로 우리에게 유명해진 마틸다 스윈튼 배우가 주인공이며 어느 날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깬 그녀가 소리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알아가는 과정이 담긴 영화입니다. 영화 메모리아는 실제로 수면 장애를 앓고 있었던 감독과 관련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제시카와 에르난이 숲 속에서 대화하는 장면
영화 메모리아 후기

 

어느 날 갑자기 쿵하는 소리

주인공인 제시카 홀랜드는 마틸다 스윈튼이 연기했습니다. 어느 날 제시카는 늘 그랬듯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 잠을 잡니다. 잠을 자고 있을 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쿵하는 소리에 놀라서 잠을 깨게 됩니다. 눈을 떴을 때 집안은 굉장히 고요하고 그 소리가 어디에서 발생한 소리인지 그녀는 깨닫지 못합니다. 집안 여기저기를 찾아봐도 소리의 근원을 알 수 없었지만 그 소리의 잔상은 여전히 제시카를 괴롭게만 했습니다. 그녀는 이 소리의 원인과 왜 이런 소리가 나는지를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서 고고학자나 사운드 엔지니어 등을 찾아가는 등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나섭니다.

그녀가 알게 된 소리

그녀는 소리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됐는지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이렇다 할 원인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그녀가 찾아간 고고학자나 사운드 엔지니어 모두 이 소리의 발생지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렇게 소리의 첫 시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녀는 우연히 에르난 베도야를 알게 됩니다. 극 중 에르난 베도야는 엘킨 디아즈가 역할을 소화해 냈습니다. 제시카는 이 일로 알게 된 에르난과 함께 숲 속을 산책하기도 합니다. 숲 속에서 가만히 앉아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이 숲 속 어딘가에서부터 그 소리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느림의 미학

이 영화의 특징은 굉장히 정적이라는 점입니다. 긴장감이 있거나 빠른 전개감이 아니라 느린 템포의 차분히 흘러가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숲 속에 있는 장면에서도 두 주인공의 시점에서 보이는 곳곳을 카메라에 담는 연출을 자아냅니다. 그래서 숲에서 보이는 모든 나무와 모든 바람 소리, 자연의 색깔 등을 차분하게 영화를 통해서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시카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 역시 미술 작품을 하나하나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꽤 오랜 시간 동안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작품의 색, 작품에서 느껴지는 미, 어떤 소재로 작품이 만들어졌는지를 차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그렇게 영화는 흘러갑니다. 이런 느림의 전개가 스펙터클한 흐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눈을 감고 귀를 통해서 차분히 감상하면서 느낀다면 제시카가 직접 듣는 자연의 소리도 함께 감상할 수 있고 그녀가 보는 시선에 속도를 맞춰서 차분하게 볼 수 있습니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든 것

영화에서 알려주는 메시지는 이러합니다. 제시카가 들은 소리의 근원은 지금 현재, 그녀가 존재하는 공간에서 발생하지 않은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차원에서 제시카와 연결이 되어 있는 미지의 공간에서 울렸던 소리가 파생되면서 그녀의 귀까지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이 지구라는 곳에서 제시카라는 인물로 살고 있지만 그녀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공간에서 제시카와 같은 인물이 살면서 그녀에게 보낸 파동의 진동소리일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이 이런 영화의 발상을 자아낼 수 있었던 점은 바로 그가 평소에 앓고 있었던 수면 장애 때문입니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잠을 자고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쿵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깜짝 놀라듯 깨게 되는 수면 장애입니다. 잠잘 때마다 폭발하는 듯한 굉음이 들린다면 어느샌가 잠이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감독은 이런 불편한 소리와 장애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의 영화 소재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자연의 모든 것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잠을 자면서 들을 수 있는 그런 굉음과 폭발음은 누군가가 나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소리일지도 모릅니다. 잠을 자는 순간 우리는 꿈을 꾸게 되고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무슨 소리를 들었다면 그건 하나의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이 자연의 모든 것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주의 모든 공간들은 모두 우리의 무의식이라는 것과 유기적으로 얽혀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지배하는 무의식

이 영화를 보고 난 이후 현재 의식보다 무의식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6만 개가 넘는 다양한 생각을 합니다. 그 생각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의식을 해서 떠오르는 발상이 아닙니다. 무의식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생각들이고 이렇게 하루에만 우리가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6만 개가 넘습니다. 이런 무의식을 잘 이용한다면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는 나의 생각을 잘 통제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방향의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주인공인 제시카가 자꾸만 쿵하는 굉음을 들었다는 것은 그녀의 무의식 역시 현실 세계에서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하나의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무의식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바로 그녀가 보이는 웃음입니다. 굉장히 피곤해 보이고 짜증스러워 보였던 그녀가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조금 더 생기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느림의 미학과 천천히 흘러가는 잔잔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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