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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프터 썬 후기 아버지의 사랑

영화 애프터 썬 후기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영화는 2023년에 개봉한 영화로 영화감독은 샬롯 웰스입니다. 출연한 배우는 폴 메스칼과 프랭키 코리오입니다. 국내에는 2023년에 개봉했지만 이 영화는 이미 2022년에 제75회 칸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습니다. 상영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영화 애프터썬은 젊은 아빠와 어린 딸이 튀르키예를 여행한 뒤 성인이 된 딸이 자신과 비슷한 연배인 그 당시 아빠의 비디오를 보면서 아빠를 심적으로 이해하는 내용이 담긴 작품입니다.

 

 

아빠 캘럼과 딸 소피가 튀르키예 여행에서 태극권을 하는 장면
영화 애프터 썬 후기

11세 소녀인 소피

영화의 시작은 성인이 된 소피의 시선으로 시작됩니다. 성인이 된 소피는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젊은 아빠와 함께 튀르키예를 여행 갔던 비디오가 떠오릅니다. 그 비디오를 보고 싶은 마음에 비디오를 켠 뒤 11살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갑니다. 그 당시 자신과 함께 튀르키예를 갔던 아빠의 나이는 30살 정도 돼 보입니다. 지금의 소피와 비슷한 연배입니다. 소피는 지금은 자신의 옆에 있지 않은 아빠의 모습을 보고 싶고 추억하고 싶어서 켜놨을 뿐인데 그녀는 아빠라는 모습이 아닌 지금의 자신과 동년배인 젊은 남자의 인생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성인이 된 소피가 자신의 아빠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넘어가면서 진행됩니다.

젊은 아빠인 캘럼

캘럼은 30살 밖에 되지 않은 젊은 청년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11살인 소피 딸이 있습니다. 아빠의 나이를 가늠해 보자면 소피는 아빠가 고등학교 3학년 정도 됐을 때 소피가 태어난 셈입니다. 일찍 가장이 된다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고 경제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캘럼은 소피가 태어난 이후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일을 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소피와 함께 튀르키예로 여행을 왔지만 그는 다른 지역에서 생계를 위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가장으로 나옵니다. 소피와 있을 때면 한없이 다정한 아빠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행복한 모습 뒤에 자꾸만 그의 그늘진 얼굴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음의 병을 앓는 캘럼

딸과 여행을 하고 있는 캘럼은 태극권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거나 명상과 관련된 책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이런 캘럼의 태도를 보면 관객들로 하여금 캘럼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과거 그가 좋지 않은 생각을 했다는 것도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캘럼은 종종 소피 앞에서 멍하게 앉아있거나 베란다 밖에 서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멍하게 앉아있는 그의 모습을 본다면 지금 그의 인생이 얼마나 힘들도 비참한지 느낄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 시점으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본다면 그의 힘듦을 가늠할 수 있지만 11살 소녀의 입장으로 바라봤을 때는 그런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제야 보이는 아빠의 모습

소피는 어쩌면 어렸을 적 봤던 아빠의 모습에서 아빠의 힘듦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 앞에서 멍하게 있거나 힘들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소피는 아빠가 자신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지 못한다고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빠를 떠올렸을 때 그녀는 과거 어렸을 적 자신이 만들었던 아빠의 이미지로 아빠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그때의 아빠와 비슷한 나이가 된 소피는 이제 아빠를 다른 시점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멍하게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빠의 힘든 모습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베란다에 가만히 서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그 마음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태극권을 하거나 명상책을 보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캘럼이 자신을 위해서 이 현실을 끝까지 책임지려고 발악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성인이 된 소피는 이제야 아빠의 힘듦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디오 속의 세상으로 그녀는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녀는 힘겨워하는 아빠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싶고 아빠에게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애써주는 점에 대해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 아빠가 더 이상 옆에 없어서 소피는 이 시간이 안타깝고 아빠를 만나게 된다면 그녀는 진심으로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딸의 마음이 아닌 그 나이를 살고 있는 소피가 젊은 캘럼에게 해주고 싶은 행동이자 마음인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현실의 차이점

우리는 우리 부모님을 우리가 만들어낸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이 어쩌면 당신들의 이미지를 우리가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어렸을 적의 소피와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대로 지금의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고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줬던 상처를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이해한 뒤 그들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게 진실이 왜곡된 우리가 만들어낸 변형된 이미지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그런 생각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나 역시 우리 부모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당신이 부모님을 떠올리고 있을 때도 과연 객관적인 모습으로 떠올리고 있는지, 혹은 나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평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좋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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